오비맥주의 카스와 카스라이트 제품 원산지 표기란에 '호주·캐나다·벨기에'가 적혀 있다.ⓒ News1 이강 기자


(서울=뉴스1) 이강 이형진 기자 = 오비맥주가 중국산 맥아를 대량 수입하고도 캔 제품 라벨에는 이를 전혀 표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예외 조항을 역이용해 값싼 원료로 이익은 챙기면서 제대로 알리지 않아 소비자 기만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중국산 맥아 수입량은 올해 들어 크게 증가했다. 16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산 맥아 수입량은 1만 127톤으로 전년 대비 63.3% 폭증했다. 같은 기간 캐나다산은 1만 47톤(54.4%↑)으로 비슷했으나 호주산은 51.5% 줄었다.
차바이오앤 주식
수입식품정보마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산 맥아는 총 19차례 수입됐으며, 전량 오비맥주가 들여왔다.
오비맥주의 맥아 수입 63건 가운데 약 3분의 1을 중국산이 차지하는 셈이다.
그러나 오비맥주 제품에 '중국산'이 표기된 제품은 없었다. 카스 캔에는 '호주·캐나다·독일', 카스 라이트에는 '호주·캐나다·벨기양음스탁119
에'로만 적혀 있다. 홍콩 등지에 수출하는 '블루걸' 브랜드에도 중국산 맥아 표시는 없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중국산 맥아 19~25% 저렴…"예외 조항 악용, 소비자 알권리 외면"
업계주식스마트폰
에서는 원산지 표시 규정의 예외 조항을 역으로 활용한 '꼼수'라고 지적한다.
현행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원재료 원산지를 사용 비율순으로 2개국까지 표시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원산지가 자주 변경되는 경우'라는 예외 조항이 있다.
예외 조항에 따르면 △최근 3년 이내 연평균 3개국 이상 원산지 한성엘컴텍 주식
변경 △최근 1년 동안에 3개국 이상 변경 △신제품의 경우 1년 이내의 3개국 이상 변경이 예상되는 경우에 원산지를 3개국 이상 함께 표시할 수 있다.
문제는 예외 규정에 따른 표기의 경우 '빈도수 높은 순으로 표시'할 의무가 없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이를 악용해 중국산 맥아 사용을 숨겼다고 지적한다.
한 업야간선물거래
계 관계자는 "당국이 3개국 표시 예외 조항을 둔 이유는 포장재인 캔의 특성상 원산지가 자주 바뀔 경우 완제품을 전량 폐기해야 하는 업체의 부담을 고려한 조치"라며 "예외 조항을 이용해 값싼 중국산 원료를 수입하고 이를 숨기는 건 정부의 배려를 역이용해 소비자 알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의 테라(호주), 롯데칠성음료의 크러시(호주·캐나다) 등 맥주 제조사들이 원칙에 따라 2개국만 쓰는 것과 비교하면, 오비만 '3개국 병기' 예외를 적극 활용한다.
중국산 맥아는 값도 훨씬 싸다. 톤당 가격이 75만 4267원으로 호주산(100만 1777원) 대비 25%, 캐나다산(93만 5740원) 대비 19% 저렴하다.
오비맥주 측 관계자는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 글로벌 본사에서 맥아를 관리하고 중국의 일부 공장은 국내에서 만드는 것보다도 훨씬 좋은 품질의 맥아를 만든다"며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있지만, 다 나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