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렌탈내구제 작업 중인 류호정 목수.내 전직(轉職)은 ‘맨땅에 헤딩’이라 부를 만하다. 나의 주전공은 사회학, 부전공은 사학이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 109개월 대부분을 사무직으로 일했다. 도대체 ‘목수’와는 연결되지 않는 이력들이다. 경력이 없으니 임금 역시 맨땅에서 시작했다.국회의원은 ‘올해 최저임금이 얼마냐’는 질문에 머뭇거리면 곤란한 직업이다. 그래서 그때는 최저 시급과 작년 대비 올해 인상률을 외웠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현실이니까. ‘텅장’을 꺼내보면 바로 알 수 있다.”벌이가 많이 줄었을 텐데, 괜찮아요?“ 목수로 전직했다고 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독자 여러분도 궁금하지 않을까 추측한다. 내 답은 언제나 같다. “그럭저럭이요.” 이번 글의 주제다.류호정 전 의원이 국회의원이던 지난 2023년 12월 받은 급여. 국회의원 급여는 월별로 회의 횟수 등에 따라 가변적이다. 국정감사 기간이나 본회의가 많은 연말에는 급여가 평소보다 높은 편이다. / 류호정 전 의원 제공.‘그래도 국회의원이었는데 모아둔 돈이 있겠지’ 생각하실 수도 있다. 아니다. 내 재정 상황은 정치하기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청렴하게 살았다고 주장하려는 게 아니다. 정치하는 데는 돈이 많이 든다. 의원직 상실 후엔 수입이 없어 매일 마이너스였다. 취업하면서 중고차도 한 대 샀다. 필요한 곳에 잘 썼다는 이야기다.최저임금 받아서 행복해 죽겠단 건 아니다. 그렇다고 불행하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럭저럭’이란 표현의 존재가 새삼 감사하다. 나는 늘 나를 불행하게 하지 않을, 하지만 조금 빡빡한 생활비란 얼마인지 계산해 두려 했다. 언제든 그것만으로 살 수 있어야만 소신 있는 삶이, 정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서다. 원래 그것은 월세와 공과금, 사회 활동 비용(주로 술값)을 합쳐 15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몇 년 사이 고양이 두 마리와 자동차가 생겼다. 150만원은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됐다. 정기 후원이 약 20만원, 식비 등을 합치면 딱 최저임금쯤이다. 고양이가 아파 병원작업 중인 류호정 목수.내 전직(轉職)은 ‘맨땅에 헤딩’이라 부를 만하다. 나의 주전공은 사회학, 부전공은 사학이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 109개월 대부분을 사무직으로 일했다. 도대체 ‘목수’와는 연결되지 않는 이력들이다. 경력이 없으니 임금 역시 맨땅에서 시작했다.국회의원은 ‘올해 최저임금이 얼마냐’는 질문에 머뭇거리면 곤란한 직업이다. 그래서 그때는 최저 시급과 작년 대비 올해 인상률을 외웠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현실이니까. ‘텅장’을 꺼내보면 바로 알 수 있다.”벌이가 많이 줄었을 텐데, 괜찮아요?“ 목수로 전직했다고 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독자 여러분도 궁금하지 않을까 추측한다. 내 답은 언제나 같다. “그럭저럭이요.” 이번 글의 주제다.류호정 전 의원이 국회의원이던 지난 2023년 12월 받은 급여. 국회의원 급여는 월별로 회의 횟수 등에 따라 가변적이다. 국정감사 기간이나 본회의가 많은 연말에는 급여가 평소보다 높은 편이다. / 류호정 전 의원 제공.‘그래도 국회의원이었는데 모아둔 돈이 있겠지’ 생각하실 수도 있다. 아니다. 내 재정 상황은 정치하기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청렴하게 살았다고 주장하려는 게 아니다. 정치하는 데는 돈이 많이 든다. 의원직 상실 후엔 수입이 없어 매일 마이너스였다. 취업하면서 중고차도 한 대 샀다. 필요한 곳에 잘 썼다는 이야기다.최저임금 받아서 행복해 죽겠단 건 아니다. 그렇다고 불행하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럭저럭’이란 표현의 존재가 새삼 감사하다. 나는 늘 나를 불행하게 하지 않을, 하지만 조금 빡빡한 생활비란 얼마인지 계산해 두려 했다. 언제든 그것만으로 살 수 있어야만 소신 있는 삶이, 정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서다. 원래 그것은 월세와 공과금, 사회 활동 비용(주로 술값)을 합쳐 15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몇 년 사이 고양이 두 마리와 자동차가 생겼다. 150만원은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됐다. 정기 후원이 약 20만원, 식비 등을 합치면 딱 최저임금쯤이다. 고양이가 아파 병원을 찾은 달은 의료비 30만원을 지출했다. 이런 달은 조금 빠듯하다.류호정 전 가전렌탈내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