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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기업인에 대한 무분별한 형사처벌 관행을 시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산업재해 등과 관련해 경영진이 형사처벌을 받으면 사회적 비용이 크다는 인식인 셈이다. 그동안 강조해온 배임죄 완화 이슈와 관련해선 “외국 기업인들이 한국에서 투자 결정을 잘못하면 감옥에 갈 수 있다고 말한다더라”며 법 개정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진행한 ‘제1차 핵심 규제 합리화 전략주식매수시점
회의’에서 “나중에 ‘너 이렇게 하면 훨씬 잘할 수 있었는데 왜 기업에 손해를 끼쳤어’라면서 배임죄로 기소를 하지 않느냐”며 “그러면 유죄가 나서 감옥에 가는데 위험해서 어떻게 사업을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단과 결정을 자유롭게 하는 게 기업의 속성인데, 이런 것들을 대대적으로 고쳐보자”고 독려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 내 산업재해저가종목
사고를 예로 들면서 “우리는 사고가 나면 처벌하고, 수사하고, 재판하고, 배상한다”며 “몇 년씩 걸려도 나중에 실무자들이 잠깐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돼서 석방되거나 벌금 내고 말고, 별로 효과가 없다”고 했다. 이어 “엄청난 국가 에너지가 소모된다”며 “그러니 미국이나 선진국은 엄청나게 과징금이나 한번 때리고 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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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은 그러면서 “대한민국에는 처벌 조항이 불필요하게 너무 많다. 효과도 별로 없다”며 “이런 부분을 대대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제1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5일이동평균선
= 연합뉴스]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미국 당국에서 비자 발급 시 제출하는 범죄·수사 경력 회보서 내용에 ‘실효된 형’까지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얼마 전 한국 사람들 비자 심사나 출입국 신고를 할 때 처벌받은 전LG전자 주식
과가 있는지 자료를 내라고 했다고 한다”며 “그걸 내면 되겠나 안 되겠나. 우리 나라는 전과자가 너무 많다”고 했다.

이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비자 행정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범죄 기록 기준을 강화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효된 형’이란 범죄 행위로 인해 받은 형벌이 일정 기간이 경과해 그 효력이 상실되는 것을 의미한다. 더 이상 해당 기록으로 인해 법적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과거 주한미국대사관은 ‘실효된 형’이 포함된 범죄·수사 경력 회보서를 한국인 비자·이민 신청자에게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이 때문에 본인도 기억하지 못하는 수십 년 전 기록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잖았다. 다만 2019년 3월 경찰청과 미국 대사관 간 협의로 더 이상 ‘실효된 형’까지 포함된 범죄·수사 경력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이 대통령은 “무슨 민방위기본법, 예비군설치법, 산림법, 벌금 10만원, 5만원 등 (사소한 법 위반이) 많은데 이걸 지금 (미국에) 어떻게 보내겠냐”며 “저쪽에서 보면 ‘처벌받았다니 엄청난 범죄자구나’ 이렇게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해온 방식인데 지나치게 처벌 중심”이라며 “그래서 (해외) 기업인들이 한국 가서 투자 결정을 잘못하면 감옥 가는 수가 있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참석자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편 이날 국무총리실 등은 첨단산업 규제 타파 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대통령 외에도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장차관 등 60여 명, 신산업 분야 기업 대표와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정부는 그간 첨단산업 규제 완화와 관련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앞서 지난 11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찾아 반도체 공장 건축 시 적용돼온 과도한 건축·소방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필요 이상의 에너지 설비를 의무화하는 조항을 손질하고, 산업단지 내 임대사업 제한 규정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규제 정비가 진행 중이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3월 ‘AI 산업 진입 규제 혁신 방향 연구’ 용역을 발주해 인프라스트럭처·알고리즘·서비스 등 밸류체인 전 단계에 걸친 규제 개선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는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단지와 연구개발(R&D) 특구의 공간 활용을 막아온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발표됐다. 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에는 용적률 완화 혜택을 넓히고, R&D 특구 내 자연녹지지역은 건폐율·용적률을 상향해 연구시설 확충을 용이하게 했다.
올 상반기에는 부처별로 제각각 운영되던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표준 지침도 마련됐다. 신기술 제품·서비스에 대해 한시적으로 규제를 유예하는 과정에서 절차와 기준이 달라 기업들이 겪던 혼선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