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안성휴게소 헬기장에서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암행순찰팀이 경찰 드론을 점검하고 있다. 손성배 기자


지난 2일 오전 10시35분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서울방향) 헬기장.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1지구대 암행순찰팀이 법규 위반 드론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드론의 외형은 사방에 날개가 달린 걸 제외하면 순찰차와 닮았다. 참수리 경찰 마크가 달렸고, 우측방에 ‘경기남부청 5번’ 표기가 붙었다. 단속 드론은 허머-엘(HUMMER-L)로 최대 비행시간은 51분, 적외선 및 4K 카메라를 탑재해 30배 줌(zoom) 기능도 갖췄다.
암행순찰팀 드론순찰요원인 김현동(37) 경장은 등과 가슴에 국민은행 적금 추천 붙은 교통경찰 패치를 떼고 ‘경찰드론운용요원’ ‘드론 POLICE’ 패치를 달았다. 그는 1종 초경량비행장치 지도조종자 자격이 있다. 김 경장이 애비애이터(aviator·조종기)를 켜고 드론과 연결하자 말벌이 비행하듯 ‘위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3m 높이로 드론이 떠올랐다. 5분여간 배터리, 카메라, 비행 성능을 점검한 뒤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휴게소 출 현대캐피탈현대스위스 구 쪽 30m 상공으로 드론을 날려 보냈다.
호버링(정지 비행)하며 단속을 시작하자마자 위반 차량이 적발됐다. 화면엔 버스전용차로를 주행하는 승용차, 1~3차로를 주행하는 화물차가 2분에 한 대꼴로 보였다. 김 경장이 “위반 차량 적발”이라고 하면, 파트너인 전효인(29) 경장이 숫자를 셌다.


일반회생절차
2일 오전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안성휴게소 헬기장에서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암행순찰팀이 경찰드론운용요원으로 표식을 바꾸고 있다. 손성배 기자





2일 오전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안성휴게소 햇살론대출문의 헬기장에서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암행순찰팀이 단속 드론을 점검하고 있다. 손성배 기자


20분간 드론 단속에 적발된 차량은 지정차로 위반 9대, 버스전용차로 위반 2대 등 모두 11대였다. 1지구대 드론 단속은 주 1회, 회당 1시간가량 이뤄진다. 드론 단속 구간이라고 전자교통표지판(VMS 채움론 ·Variable Message Sign)과 배너로 표시하고, 개인정보포털에 공지한 곳에서만 단속한다. 개인정보보호법과 경찰 무인비행장치(드론) 운용규칙에 따른 조처다.
경찰이 드론 단속을 본격적으로 시행한 시점은 지난 7월 22일부터다. 지난해 5월부터 일부 고순대에서 시범 단속을 벌인 결과 비용 절감과 계도 효과가 있어 기존 실종, 범죄예방 순찰, 집회 시위, 경찰관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로 한정했던 드론 운용규칙에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신설해 도입했다.



2일 오전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안성휴게소 헬기장에 놓인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단속 드론. 손성배 기자


암행순찰팀 김 경장이 지난해 시범 단속 기간 5월부터 10월까지 적발한 건수만 약 2500건으로 1시간에 25~35건씩 지정차로 위반, 버스전용차로 위반, 갓길 위반, 진로변경 위반 차량을 골라냈다고 한다.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은 경찰 내부 인공지능(AI) 프로그램에 넣으면, 차량 번호를 식별하고 차주에게 자동으로 고지서가 발송되는 체계도 갖췄다. 시범 운용 기간엔 일일이 영상을 판독해 과태료 고지서를 보냈다고 한다.
암행 3호는 드론 단속을 위해 이동하는 동안엔 본연의 암행 순찰 임무를 수행했다. 수원 장안구 경기남부청 청사를 출발한 지 32분 만인 오전 10시 2분 경부고속도로 안성요금소를 통과해 서울 방향으로 운행하며 법규 위반 차량을 단속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경찰관이 2일 오전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안성휴게소 부근에서 버스전용차로 위반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손성배 기자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경찰관이 2일 오전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안성휴게소 부근에서 버스전용차로 위반 차량 단속 중 사고 예방 조치를 하고 있다. 손성배 기자


단속을 시작한 지 3분 만에 버스전용차로를 줄지어 달리던 싼타페와 니로 차량이 차로 위반으로 적발됐다. 6분 뒤엔 운전자와 조수석 동승자 둘만 탄 카니발 하이리무진 차량이 버스전용차로 위반으로 잡혔다.
카니발 운전자는 “내비게이션에 전용차로 주행 가능이라고 떠서 달렸는데, 왜 단속을 하느냐”고 항의했다. 전 경장은 “2024년 5월부터 전용차로 시작 구간이 오산에서 안성으로 바뀌었다. 1년도 넘었다”고 안내하며 벌점 30점, 범칙금 6만원을 부과했다. 벌점이 40점으로 누적되면 1점당 1일씩 면허가 정지된다.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11시30분까지 2시간 동안 경기남부청은 32개소에 교통·지역 경찰 98명, 순찰차 등 68대를 동원해 추석 전 5대 반칙운전 일제 단속을 벌여 340건(끼어들기 181건, 새치기 유턴 64건, 꼬리물기 48건, 버스전용차로 위반 46건, 비긴급 구급차 법규 위반 1건)을 적발했다.
송기엽 경기남부청 고순대장은 “추석 연휴 기간 전체 교통량 증가에 따라 난폭, 보복, 과속 운전을 적극 단속할 예정”이라며 “얌체 운전도 암행순찰차와 드론 단속으로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