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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반이민 운동가 토미 로빈슨 13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테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재판을 받기 위해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을 떠나고 있다. 그의 오른쪽에 스톤 아일랜드 모자를 착용한 시민이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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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스톤 아일랜드의 상징인 나침반 로고는 원래 항해 정신과 탐험을 상징했지만, 지금은 일부 극단주의자들에게 소속감의 상징으로 변질되고 있다. 로빈슨과 그의 지지자들은 해당 브랜드를 극우의 상징으로 사용한다는 주장을 부인했지만, 그의 반복된 노출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정치적으로 오염시켰다주식차트
는 비판을 낳았다. 영국 시민단체 ‘호프 낫 헤이트(Hope not Hate)’의 연구책임자 조 멀홀은 “로빈슨은 훌리건 문화와 함께 성장한 인물이며, 스톤 아일랜드는 그 세계의 일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패션 브랜드는 자신의 옷을 구매하는 사람을 통제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신시아 밀러-이드리스 올쌈바
워싱턴 DC 아메리칸대 교수는 “브랜드는 폭력을 조장하거나 가담한 단체와 연계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이념을 떠나 폭력 단체와의 연결은 브랜드 신뢰를 훼손한다”고 경고했다. 스톤 아일랜드와 모회사 몽클레르는 CNN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영국 브랜드 ‘프레드 페리’는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즈가태양산업 주식
대표 폴로셔츠를 단체복처럼 사용하자 판매를 중단했다. 미국 뉴발란스는 네오나치 웹사이트가 자사 운동화를 ‘백인의 공식 신발’이라 선전하자 “어떤 형태의 편견이나 증오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영국 브랜드 ‘론즈데일’은 자사 로고가 나치당 약자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극우들이 활용하자 “모든 색깔을 사랑한다(Lonsdale Loves바다 이야기 다운
All Colours)” 캠페인을 열어 반인종주의 메시지를 강화했다.



프레드 페리 모자를 쓴 프라우드 보이즈 리더 엔리케 타리오가 2021년 미국 워싱턴 DC 중앙 구금 시설에 구금되어 있던 곳을 떠나면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전에도 패션이 극단주의의 상징이 된 역사는 있다. 1990년대 독일에서는 네오나치들이 금지된 상징 대신 브랜드 로고나 문자를 활용해 신분을 드러냈고, 이후 세계 각국의 극우 단체들이 이런 ‘코드화된 의류’를 차용했다. 밀러-이드리스 교수는 “패션은 정치적 메시지를 숨길 수 있는 새로운 위장이 됐다”고 분석했다.
스톤 아일랜드는 원래 기능성과 디자인 혁신으로 주목받은 브랜드다. 1982년 이탈리아에서 디자이너 마시모 오스티가 설립했으며, 현재 몽클레르 그룹 산하에 있다.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열감응 재킷과 같은 실험적인 제품으로 유명하며, 리암 갤러거·드레이크·두아 리파 등 세계적인 셀럽들이 즐겨 입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 브랜드의 뿌리가 축구 팬 문화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 극단주의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밀러-이드리스 교수는 “과거 훌리건 문화에서 비롯된 배타성과 소속감이 일부 극우 운동과 유사하다”며 “스톤 아일랜드의 상징적 이미지가 이들에게 ‘자부심의 코드’로 전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패션 전문가 올리 에반스 디렉터는 “스톤 아일랜드는 테라스(축구 관중석) 문화에서 사회적 지위와 남성성을 드러내는 상징이었다”며 “로빈슨이 이 옷을 입는 것은 자신이 ‘최상층’에 있다는 과시 행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스톤 아일랜드가 브랜드의 가치와 정체성을 회복하려면 ‘서사를 되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팀 엘리스-데일 티스사이드대 교수는 “프리미어리그의 상업화 이후 훌리건 문화는 사라졌지만, 과거의 잔상이 여전히 브랜드 이미지에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랜드가 과거의 상징을 새롭게 해석하지 않으면 특정 집단에 의해 다시 점유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패션이 정치적 상징으로 이용되는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스톤 아일랜드 창립자 오스티는 생전 좌파 인사로, 이탈리아 공산당 당원이었다. 에반스 디렉터는 “그의 철학이 지금까지 존중받고 있다면, 극단주의자가 그 옷을 입는다고 해서 그 업적이 훼손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브랜드의 문제는 누가 입느냐보다 어떤 가치를 지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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