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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를 중 깜빡거리며[앵커]
북한은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끈 건‘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입니다.
자로 잰 듯 어긋남 없는 '칼군무'와 컴퓨터 그래픽처럼 정교하게 움직이는 카드섹션이 빠지지 않았고 북한 대표 가수들의 무대까지 더해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가능하려면 수많은 인원을 강제 동원해 하나의 부속품처럼 움직여야 합니다.
때문에 인권 유린의 상징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왜 대집단체조를 포기하지 않는 걸까요.
이유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북한 노동당 골드몽게임
창건 80주년을 하루 앞둔 10월 9일 밤, 평양 5월 1일 경기장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해 수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모두의 시선은 대집단체조 무대를 향했는데요.
지휘자의 등장과 함께 웅장한 음악이 울려 퍼지자 '배경대'라 불리는 카드섹션 구역에선 붉은 바탕 위로 커다란 노동당 마크가 그려지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습니다H&H 주식
.
[조선중앙TV : "대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의 서막이 장엄하게 열렸습니다."]
가장 먼저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무용수 중 일부는 전동휠을 타고 나타나 경기장을 화려한 군무로 채웠습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끈 인물은 가수 정홍란, 백댄서들과 호흡을 맞추며 단독 무대를 선보인 건데요.초보자주식

2022년 전승절 축하공연으로 데뷔한 정홍란은 북한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앞머리로 이마를 완전하게 덮는 이른바 '풀뱅'앞머리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후에도 바지 정장 차림으로 세련된 이미지를 이어왔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스타일로 등장해 북한 내에서 여전한 인기를 실감케 했습니다.
북한 군인들두산엔진 주식
의 특공무술 시범도 이어졌습니다.
단련된 체력을 과시하듯 맨몸으로 쇠사슬을 끊고 불붙은 고리를 공중제비로 넘어 통과하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이어 펼쳐졌는데요.
북한이 러시아 파병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흐름이 이번 공연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카드섹션 역시 그 어느 때보다 테마주검색
화려하고 정교하게 준비됐습니다.
전광판을 연상케 할 만큼 각종 선전문구와 이미지들이 순식간에 형태를 바꾸며 완벽한 일체감을 보여줬고 특히 미사일 발사 장면을 재현한 대목은, 마치 영상이 재생되는 듯한 생생한 움직임으로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최고의 만족감을 드러낸 공연.
5년 만에 다시 열린 대집단체조이자,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답게 형식과 규모 모든 면에서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보통은 음악 종합 공연이나 대집단 체조가 지금까지는 별개의 행사로 열렸는데 이번에는 이 두 개의 행사를 혼합해서 아주 특이한 형태를 띠었는데요. 그만큼 이 당 창건 80주년 행사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그런 의도가 있었던 것 같고 김정은의 정치적인 성과를 가장 잘 보여주는 축제의 분위기를 연출할 필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북한 정권은 주요 정치적 계기마다 집단체조를 체제 선전 수단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광복 직후에는 사회주의 국가의 통합 의지를 드러냈고, 1970년대에 들어서는 별도의 창작단을 조직해 해외 주요 인사들을 위한 특별 공연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우리식 집단체조가 걸어온 빛나는 자욱' : "온 세상 사람들이 끝없는 경탄과 부러움을 금치 못하는 우리의 집단체조."]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체육 묘기에 무용과 음악을 접목시키기 시작했는데요.
'백전백승 조선로동당', '아리랑'으로 대표되는 북한식 대집단체조가 이 시기에 완성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러한 '대집단체조'를 통해 대내외에 시대적 구호와 정치적 선전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는 분석입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무엇보다 배경대라고 불리는 곳에서 카드섹션을 하면서 선전 문구를 발표합니다. 그 내용에 따라서 어떤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는지를 명확히 알 수가 있고."]
대집단체조의 핵심으로 꼽히는 '배경대'는 김정일이 특히 공을 들였던 분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글자를 넘어 그림까지 표현할 수 있는 정교한 카드섹션 기술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집단체조 역사의 갈피를 더듬어' : "하나의 형상을 통해서도 열 가지 백 가지의 심원한 세계를 표현하기도 한 우리식 조선식 배경대."]
북한식 대집단체조는 이색적인 관광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며 전 세계의 관심을 끄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공연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이어진 '아리랑'입니다.
['아리랑' 관람객 : "공연이 너무 특이하고 좋았습니다. 이런 공연을 어디서도 본 적 없습니다. 제가 전 세계를 여행했어도 말입니다."]
북한 내부에서도 그 인기는 상당했는데요.
공연이 열릴 때마다 관람을 희망하는 주민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나민희/탈북민 : "북한에서도 엄청나게 인기가 많아서 제가 중학교 때 보러 갔는데 선생님이 저희를 잃어버릴까 봐 엄청나게 단속하셨던 기억이 나요. 그 정도로 (공연장에) 가면 완전히 마비 상태가 될 정도로 되게 인기가 많았어요."]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2013년 이후 '아리랑' 공연을 중단하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습니다.
주요 행사 때마다 새로운 형식의 대규모 공연을 선보이기 시작한 건데요.
그 첫 번째 무대가 바로 2018년 9월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공개된 '빛나는 조국'입니다.
[조선중앙TV : "우리 공화국의 불패의 위상을 안고 '빛나는 조국'의 제명이 경기장의 밤하늘에 찬연히 빛을 뿌리는 가운데 경축의 춤바다가 펼쳐졌습니다."]
주목할 점은 당시 공연에서 반미 구호가 사라지고 남북 관계를 주제로 한 내용이 담겼다는 것입니다.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던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면 북한이 집단체조를 통해 국제사회에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고,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2019년 6월에는 시진핑 주석의 방북에 맞춘 대집단체조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공산당 없으면 새 중국 없다. 공산당 없으면 새 중국 없다."]
무용수들은 중국을 상징하는 다양한 탈을 쓰고 군무를 펼쳤으며 배경대에는 시진핑 주석의 얼굴이 대형 카드섹션으로 형상화됐습니다.
철저히 친중 노선을 드러냈지만 결국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만의 외교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기본적으로 아리랑 공연은 김일성, 김정일, 특히 김일성에 주로 초점을 맞춰진 건데요.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자신의 정치적인 성과를 선전할 필요가 있었겠죠."]
실제로 이번 공연에서도 북한은 '조선노동당 만세'라는 제목에 걸맞게 강한 국가 이미지를 강조했고 그 중심에 김정은이 있음을 부각했습니다.
심지어 김일성의 이름이 들어가던 노래 가사에 김정은의 이름을 넣어 부르는 장면도 연출됐습니다.
[북한 노래 '세상에 부럼없어라' : "우리의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 우리의 집은 당의 품."]
그러나 이런 대규모 선전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김정은 집권 이후 연습 도중 참가자들이 지쳐 주저앉거나 실려 나가는 모습이 외신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요.
서방세계는 수많은 인원을 강제 동원해 하나의 기계 부속품처럼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인권 유린이라고 비판합니다.
'아리랑' 공연에 참여했던 탈북민 역시 강제적인 동원과 연습으로 고통을 겪어야 했다고 증언합니다.
[나민희/탈북민 : "다리 찢기는 평생 해본 적이 없는 친구들이 강제로 다 찢게 만들어요. 막 사람 위에 타고, 누르면서 처음에는 학교에 모여서 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5.1경기장' 가까운 장소에 모여서 아침부터 수업도 다 끊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훈련만 하다가 집에 오고."]
5년 만에 재개된 북한의 대집단체조.

그러나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 뒤에는 철저한 통제 속에 개인의 희생이 자리하고 있는 만큼 예술보다는 체제 선전 도구일 뿐이라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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