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바가지가 기승을 부리고, 눈살 찌푸리는 일이 많아 싫어져도 제주는 제주입니다. 제주만이 주는 참자연에서 만나는 싱그러움, 정겨움이 담긴 독특한 맛, 그리고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이국적인 분위기 등은 단연코 국내 최정상 수준입니다.



사진 = 미다스북스



그래서 사랑받고, 또 사랑받는 것일테죠. 여책저책은 제주 올레 21코스를 모두 걸으며 기록한 여행기를 만나봅니다.



제주의 봄 올레에 홀리다임경환 ｜ 미다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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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미다스북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식물을 연구하며 살았다. 현재도 여전히 연구와 후학양성을 하고 있는 저자 임경환은 20년 이상 주말 산행을 하며 기록한 이야기를 책 ‘산에서 걷고 쉬며 나이 들다’로 하나은행 마이너스통장 서류 , 딸과 함께 1년 동안 아메리카 대륙을 종단한 여정을 ‘아비와 딸, 아메리카 대륙 종단’이란 책으로 냈다.

저자는 최근에는 제주 올레 21코스를 탐방하며 느낀 점을 ‘제주의 봄 올레에 홀리다’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등산과 여행을 사랑하는 저자의 성향을 담뿍 담아 올레길 탐방 기록을 실었다. 각기 다른 해, 두 차례에 연말정산세액 걸쳐 2주간 여행한 올레의 매력을 소박하지만 진솔하게 담아냈다.
책은 총 2부로 나뉜다. 첫 방문과 두 번째 방문에 걸은 코스들을 각기 순차적으로 소개한다. 21개 코스 위에서 발견한 자연과 역사의 유산들뿐 아니라, 여행 도중 마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아우른다.



김치 사진 = 미다스북스



해변에서 만난 한라봉을 파는 할머니, 길가에서 볕을 쬐며 여행객을 구경하는 주민, 게스트하우스에서 마주한 손님들, 섬에서 거주하는 다양한 생활인들의 모습까지. 평생의 여행 동반자인 딸과 함께한 따뜻한 추억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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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지 않지만 사람 사는 온기로 가득한 풍경들, 골목 사이사이에 남은 역사적 흔적, ‘올레’의 이름에 깃든 순우리말의 아름다움. 저자의 시선을 따라 걷다 보면 독자들 역시 어느새 유채꽃 가득한 제주의 길 위에 서 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올레길 위에는 낯설지만 아름다운 순우리말이 가득하다. ‘작은 골목길’을 뜻하는 올레의 이름은 말할 것도 없고, 오름, 밭자락, 고망물, 넙빌레 등 자연을 고스란히 담은 각각의 이름들은 제주의 고유한 매력을 한층 더해준다.



사진 = 미다스북스



봄이라는 계절 특유의 따뜻한 온기는 제주도의 매력을 오롯이 느끼는 데에도 제격이다. 올레길 여행을 계획 중이거나, 지난 여행의 추억을 되새기는 독자들이라면 책이 전하는 이야기가 무엇보다 큰 선물로 다가올지 모른다.

여유로운 국내 여행을 즐기는 이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에 매료되고 싶은 이들, 제주의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엿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기꺼이 권할 만하다. 올레에 대한 애정 가득한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당신 역시도 어느덧 작은 골목길 위의 여정에 함께 서 있을 것이다.

※ ‘여책저책’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세상의 모든 ‘여행 책’을 한데 모아 소개하자는 원대한 포부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출판사도 좋고, 개별 여행자의 책도 환영합니다. 여행 가이드북부터 여행 에세이나 포토북까지 어느 주제도 상관없습니다. 여행을 주제로 한 책을 알리고 싶다면 ‘여책저책’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장주영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