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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동체라는 늘어놓았다. 낯선 그리고 가 얘기를 아들은'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백점선(71)씨가 28일 광주고법에서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눈물을 닦고 있다. 광주=뉴시스


체크무늬 중절모를 쓴 백점선(75)씨는 전남 순천에서 광주고법으로 향하는 한 시간 내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했다. 차량 뒷좌석에 앉은 딸 백민지(가명·41)씨는 연신 옆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차창 밖 고속도로를 쳐다보는 것 같았지만, 그의 시선은 아버지 백씨에 머무르고 있었다.
몇 년을 손꼽아 기다리던 재심 선고 날, 부녀는 법원으로 향하면서도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평소 아끼던 하늘색 운동화를 골라 신었다는 민지씨는 한참 말을 고르더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멋주식투자자금
쩍어하며 머리를 매만졌다. 법정에서 두 귀로 직접 들어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했다.
부녀는 16년 전 청산가리를 탄 막걸리를 마시게 해서 백씨의 아내 최모(당시 59세)씨와 마을 주민 1명을 숨지게 하고 주민 2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딸과 아버지는 검찰에 의해 '부적절한 성관계를 한 부녀'로 매도됐다. 백점선씨는 "60일선매매
딸이 그렇다는데, 딸에게 뒤집어씌울 거냐"는 검사의 윽박에, 지능이 다소 떨어지는 민지씨는 "너는 아무 잘못 없제잉. 아빠가 이미 다 인정해 부렸어"라는 회유에, 억울함을 호소할 말조차 찾지 못한 채 15년 동안 갇혀 살아야 했다. 부녀의 가족들도 고통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냈지만, '살인범 가족'이라는 낙인 속에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씨티엘 주식
숨죽여 지내야 했다.



그래픽=박종범 기자


긴장한 탓인지 재심 선고가 열리는 광주고법 형사2부 법정에 들어선 부녀는 서로 다른 방향을 응시했다. 재판 시작이 지연된 15분 동안 백씨는 입술만 꾹 깨물었다. 법정으로 인터넷주식매매
가는 내내 아버지의 뒤꿈치만 보고 걸어갔던 딸도 허공만 바라봤다.
재심 재판장인 이의영 부장판사는 이날 살인·존속살해 혐의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이 확정됐던 부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가 제출한 자료 상당수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고, 부녀의 살인 범행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했다. 부녀는 사건 발생 16년 만에 누명을디엘에스
벗었다. 법률 용어로 가득한 125쪽짜리 판결문 요약 낭독이 끝난 뒤, 박준영 변호사가 "무죄"라며 웃어보이자, 얼굴에 주름 가득한 백씨는 그제야 깨물고 있었던 입술을 폈다.
재판부는 이날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조서의 허위 작성과 자백 강요 등이 있었다며 검찰 수사가 적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를 중퇴한 백점선씨는 자신의 이름 등을 제외하면 한글을 쓰고 읽는 게 서툴렀다. 민지씨는 독립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운 경계선 지능인이다. 재판부는 검찰이 이 같은 사실을 수사 과정에서 확인했지만, 유도신문 등 강압수사가 있었으며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고 신뢰 관계인이 동석하지 않는 등 적법한 수사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특히 검찰이 제시한 핵심 증거의 증거능력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이 사건의 핵심 근거는 백씨 부녀의 자백이었지만, 재판부는 자백 진술에 신빙성이 없는 점, 범행에 사용한 청산가리·막걸리의 구입 경위가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6년간 누명을 썼던 백점선씨와 가족들이 28일 광주고법에서 열린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광주=조소진 기자


재판부는 특히 '범행 동기'로 의심받은 백씨 부녀의 부적절한 관계도 인정하지 않았다. 백씨 부녀의 재심 변론을 맡았던 박준영 변호사는 "검사는 '부녀 성관계'라는 끔찍한 범행 동기를 꾸미는 과정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제보까지 만들어냈다"며 "검사와 수사관은 머릿속에 그려둔 시나리오를 주입하며 회유했고, 기망과 이간으로 아버지와 딸의 관계까지 흔들었다"고 지적했다.
꽃다발을 가득 안고 취재진 앞에 선 부녀는 눈물을 글썽였다. 백점선씨는 "(검찰의 행태가) 너무 기가 막히고 할 말이 없다"며 "(딸을) 대면시켜 달라고 했더니 윽박질렀다"고 말했다. 딸 민지씨도 "검사님들이나 수사관님, 이렇게 수사하면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아니라고 이야기했는데도 그 말을 듣지 않았다. 그걸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고 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백점선씨가 법원 청사를 나서려 하자 딸 민지씨는 잰걸음으로 쫓아갔다. 법정으로 향할 때만 해도 부녀는 거리를 두고 걸었지만, 선고 후에는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백점선씨는 발소리를 들은 듯 뒤를 돌아봤다. 아버지는 그제야 딸의 얼굴을 바라보고 웃어보였다. 16년 만에 가장 환한 웃음이었다.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6년간 누명을 썼던 백점선씨와 딸이 28일 광주고법 청사를 나서고 있다. 광주=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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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광주=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