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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국내 최초 도입을 예고한 신교통수단 '3칸 굴절차량'은 교통의 요지를 넘어 미래 교통인프라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의지에서 출발했다. '최초'라는 무게에 걸맞게 관련 법과 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교통수단을 도입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다. 그럼에도 시가 교통 혁신을 추진한 배경에는 경제성과 확장성이 있다.
일반 도시철도 대비 낮은 사업비는 물론, 기존 대중교통과 연계한 노선 확장이 보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검토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효율'과 '지속 가능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효과다. 국토교통부의 전향적인 지원에 더해, 시는 내년 상반기 첫 와스탁
운행을 목표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겉모습은 트램인데… 도로를 달리다=시가 추진 중인 3칸 굴절차량은 '무궤도 3칸 굴절버스'로도 불린다. 말 그대로 궤도와 선로 없이 기존 도로 위를 달리는 3칸짜리 굴절버스다. 고무차륜 기반 신교통수단으로도 표현된다. 외형은 무가선 트램과 비슷하지만, 차량 바퀴가 고무 타이어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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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230여 명을 태울 수 있는 대규모 수송력을 지녔으면서도, 별도 선로 등이 필요 없어 건설비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게 강점이다. 건설 기간이 2-3년으로 짧고, 도시철도 대비 건설비와 운영비가 각각 40%, 65% 수준으로 낮아 경제적인 대용량 교통수단으로 분류된다.
또 양방향 운전, 양문형 도어와 외형 등 트램과 운영 무료충전바다이야기
방식이 유사한 데다, 저상으로 승하차가 수월해 노약자와 장애인, 어린이 등 교통약자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넓은 내부 공간으로 혼잡도가 낮아 승객들에게 쾌적한 이용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시는 시범사업 운영 결과를 토대로 도시철도 1·2호선과 연계한 노선 확장 역시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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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도시교통 효율성 제고를 위한 신교통수단 도입 방안'을 주제로 한 국제세미나. 대전시 제공


◇2026년 상반기 전국 첫 도입 예고=시는 3칸 굴절차량 기반시설 공사를 마친 뒤, 중앙버스전용차로가 구축된 도안동로 일원을우리산업 주식
중심으로 시범노선을 운영하겠다는 시나리오다. 건양대학교병원에서 용소삼거리, 도안동로, 유성네거리까지 6.5㎞ 구간으로, 배차 간격은 15-23분으로 예상된다. 추산 총 사업비는 185억 원이다.
사업은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한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됐다. 이후 시는 교통분야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그해 9월 신교통수단 도입을 위한 국제세미나를 국회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12월 관계부처 협의와 실무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 1월 12개 관련 부처가 참여한 모빌리티 혁신위원회 최종 심의에서 가결되며 사업은 본격화됐다.
시는 올 4월 승강장과 차고지 등 기반시설 건설을 위한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하는 동시에, 조달청에 차량구매 계약을 의뢰해 국제입찰을 거쳐 올 7월 차량을 선정한 상태다. 12월까지 자동차 인증절차를 거쳐 차량 3대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시범운영은 기반시설 공사 준공을 마친 뒤인 내년 3월을 목표로 두고 있다.



대전시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노선도. 대전시 제공


◇교통 혼잡 완화할 대규모 공공교통 수단으로=도안지구는 인구 대비 대중교통 분담률이 낮아 자가용을 이용한 교통량이 많은 곳으로 꼽힌다. 도안을 남북측으로 경유하는 대중교통 확충 필요성이 나온 이유다. 여기에 갑천지구 준공과 갑천호수공원 조성으로 친수공간을 찾는 시민과 외지인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공공교통 수단 마련도 시급한 과제다.
특히 건양대병원부터 유성네거리까지의 시범사업 운영 노선은 대학교와 병원, 공동주택들이 밀집해 있어 더 많은 시민들이 신교통수단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시정브리핑과 우리 동네 설명회 등을 통해 신교통수단을 홍보해 온 시는 최근 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해당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 등 일정을 계획 중이다.
대중교통 운영시스템 개선도 기대된다. 대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버스 등 대중교통업계가 갈수록 구인난을 겪고 있기에, 시는 3칸 굴절차량 도입과 함께 대중교통 운영시스템 개선에도 주목하고 있다. 인력난을 해소하고 지속적인 대중교통 운영비 상승에 따른 효율적 운영 방안과 재정 부담 완화 대책을 함께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스위스 바젤에서 신교통수단(무궤도 트램)을 시승한 이장우 대전시장(오른쪽). 대전시 제공


◇정식 도입 앞서 과제도… 중앙정부 협력 필수=재정 부담 경감과 편리한 환승시스템 등 다양한 기대효과에도 불구, 3칸 굴절차량의 정식 도입을 위한 과제도 남아 있다. 제도적 정비가 최우선 과제다. 현행법상 굴절버스 길이를 19m로 제한하고 있는데, 3칸 굴절차량의 경우 총 길이가 31m에 달한다. 시범운행 추진도 국토부가 지난 1월 차량 길이 제한 등에 대한 특례를 부여하면서 가능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11월 철도학회와 올 5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에 참여해 제도 개선과 사업 추진 방안에 대해 학계·전문가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친 바 있다. 실증특례 조건 이행과 차량 선정에 따른 인증 분야 등 사업 추진 과정마다 관계부처와의 협의도 이어오고 있다. 모든 절차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중앙정부가 '교통 혁신'을 목표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점은 긍정 요인이다. 앞서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지속적인 관계기관 협의를 예고한 한편, 무궤도 차량시스템의 국내 도입과 국내기술 개발, 법령 개정 등 행정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기획재정부 '기업·지역 투자활성화 방안' 추진과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3칸 굴절차량은 경제적 효율이 높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을 경감하는 것은 물론, 교통약자를 포함한 시민들에게 쾌적하고 편리한 교통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교통 편의성과 안전 확보, 지속가능한 도시교통 체계 구축을 목표로 시범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