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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가 온통 축제 분위기예요. 세계가 한국을 보고 있잖아요."
천년 고도(古都)에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번졌다. 29일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으로 인해서다. 올해 33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아시아태평양 21개국에서 1천700여 명이 참석하는 등 참가 인원과 규모 측면에서 '역대 최대 수준'이라는 평가다.

개막식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국내 주요 그룹 회장, 글로벌 기업인·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야마토게임다운
다.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 연설을 통해 "한국과의 무역 합의를 곧 마무리할 것"이라 밝히면서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보안검색과 비표 확인을 거쳐야 진입할 수 있는 경주예술의전당 행사장 내부 전경.최류빈기자 rubi@mdilbo.co바다이야기 모바일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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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에 찾은 행사장은 삼중 보안이 이뤄져 경호 인력들이 분주히 움직였고 경찰특공대(SOU) 등 무장 병력이 배치돼 있었다. 경주 외곽부터 본 행사장까지 진입하는 10km 구간에는 30여m마다 경찰 1~2명이 서 있었다.
경주예술의전당에 들어서자 이른 시간부터 긴장감과 설렘황금성나비
이 교차하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사전 발급된 비표가 없으면 입장조차 할 수 없는 공간이었다.

입구를 지나자 단청 문양과 APEC 로고를 새긴 반원형 돔이 방문객을 맞았다.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내부에는 향긋한 꽃차 향과 은은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K·WAVE 플레이 그라방사능관련주
운드-미디어 마당'이다.




김이정 씨와 동료 참가자들이 다도를 시연하는 모습.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이날 미디어 마당에서 만난 김이정(63·여) 씨는 꽃차와 녹해저이야기사이트
차, 홍차 등을 시민과 나누는 데 여념이 없었다. 김 씨는 2002년 찻집 '아사가'를 연 뒤 매달 보문 등지에서 '100인 차회'를 진행해 왔다. 이 행사는 2016년 '경주세계차문화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29일 동료들과 다구(茶具)를 들고 행사장을 찾은 김이정(63·여·왼쪽에서 두 번째) 찻집 아사가 대표가 경주예술의전당 '5한마당'에서 관람객들에게 전통 차를 선보이는 모습.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김 씨는 "행사장을 찾은 국내외 내빈들에게 한국 전통 차의 정성과 멋을 전하고 싶어 동료들과 다구(茶具)를 들고 나왔다"며 "찻잔 하나에도 한국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K-뷰티, K-컬쳐, 전통 탈, 한복 등 한국의 전통부터 현대문화를 선보이는 전용 섹션이 행사장 내부에 마련돼 있다.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이외에도 플레이 그라운드에는 K-푸드, 뷰티 등 한국 문화의 진수를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그 중 '5한(韓) 마당'은 한옥·한복·한글·한지·한식 등 다섯 가지 소재에서 착안해 전통문화를 입체적으로 선보였다.
오한 마당 중 한복 코너에서 선비 복장으로 눈길을 끈 자원봉사자 김동현(29) 씨는 "APEC처럼 큰 국제행사에 참여해 본 건 처음이다. 관광객들에게 안내하면서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어 기쁘다"며 "나부터 한국문화의 깊이를 새롭게 배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배우 생활을 하던 그는 "한복을 이렇게 갖춰 입어본 것은 처음인데,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훗날 사극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행사장 곳곳은 눈과 귀가 즐거운 축제의 장이었다.




와인&리쿼(Wine & Liquor) 페어에서 호주 산 와인을 소개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한쪽에서는 해외 주류 문화를 소개하는 '와인&리쿼(Wine & Liquor) 페어'가 향긋한 와인 향으로 발길을 사로잡았다. 한국의 막걸리부터 일본·중국·베트남·러시아 전통주까지 각국의 술을 시음하며 문화를 나누는 부스마다 관람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게이트 일원에는 총 8대의 푸드트럭도 성업 중이었다. 코리안 푸드트럭에서 분식류를 판매하는 '팬더리치', 한국식 치킨으로 인기를 끈 '맛디아' 등이 한국식 거리음식의 매력을 전했다.

영국에서부터 개막식 현장을 찾은 해나 쿠퍼(여·36) 씨는 "글로벌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라는 생각에 현장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지인과 경주로 향했다"며 "단순히 컨벤션과 전시 프로그램만 있었다면 볼거리가 부족했을텐데, 식문화부터 전통체험까지 다양한 섹션이 마련돼 눈과 입이 모두 즐겁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와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을 세계에 선보이기 위해 신형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The All New NEXO)'를 행사장 내에 전시했다. 글로벌 정상급 외교 무대에서 넥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아울러 행사장은 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전시 무대이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와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을 세계에 선보이기 위해 신형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The All New NEXO)'를 전시했다. 글로벌 정상급 외교 무대에서 넥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행사 주제(지속가능성)와도 맞닿아 있다.

본네트를 열어 엔진룸 구조까지 공개한 넥쏘는 많은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이외에도 포스코홀딩스는 미래소재와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소개하는 부스를 운영, 친환경 산업 전환의 비전을 제시했다.




29일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막을 올렸다. 전당 입구에는 행사에 참여하는 해외 관계자, 취재진 등 인파가 몰렸다.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친구들과 경주예술의전당에 걸음한 김윤(29·순천) 씨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중 머리도 식힐 겸 친구들과 경주 여행을 왔다. 수학여행으로 왔던 경주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전혀 다른 경주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면서 "다음에는 전남에서도 글로벌 이벤트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주=최류빈기자 rubi@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