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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경빈 인턴기자 = "한국에서는 난민을 '짐'으로 여기는 인식이 강합니다. 하지만 적절한 기회만 주어진다면, 그들 역시 한국 사회에 충분히 기여할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와이즈우먼협회 회장 도르카스(41) 씨는 지난 23일 경기도 안산시의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난민이 고국에서 쌓은 경력을 살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출신인 그는 2020년 안산에서 아프리카 난민, 난민신청자 신분의 여성들로 구성된 와이즈우먼협회를 설립했다.
도르카스세하 주식
씨는 설립 배경과 관련해 "한국에서 난민 신분으로 살아가는 아프리카 여성들은 서로 단절된 채 정착과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그들이 한국에 적응할 수 있도록 소통을 증진하자는 뜻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명한 여성들'이라는 뜻의 협회 이름에는 아프리카 난민 여성이 강인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는 "우증권무료방송
리가 스스로 현명해져야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며 "한국 사회에 대한 불평을 멈추고 노력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30여 명에 달하는 회원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아프리카 난민 여성 권익 증진과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도르카스 씨를 포함해 한국어와 영어 모두에 능통한 회원 5명은 통역야마토 릴게임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는 "다른 회원들이 출입국사무소나 학교, 병원 등을 방문할 때 동행해 통역을 담당한다"며 "그들의 친인척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지원한다"고 말했다.
'서울아프리카페스티벌', 안산 '세계인의 어울림 한마당' 등 전국 각지 행사에서 아프리카 전통문화와 음식을 체험하는 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럭키세븐
다.
그러면서 행사를 통해 한국인에 대한 회원들의 인식도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행사 이전에는 한국인을 무서워하는 회원도 있었다"며 "그러나 부스를 운영하며 한국인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부정적인 인식을 떨쳐냈다. 같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히비스커스, 카사바, 아마란스(비름의 일모바일황금성
종) 등 평소 구하기 힘든 아프리카 농작물을 텃밭에서 직접 기른다.
모국어인 프랑스어를 잊지 않고자 숙명여자대학교와 협업해 프랑스어책을 읽는 북클럽을 운영하기도 한다.



직접 텃밭 가꾸는 와이즈우먼협회 [도르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도르카스 씨는 민주콩고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공중 보건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
민주콩고 정당인 민주사회진보연합(UDPS)의 당원으로 정치 활동도 펼쳤다.
그러나 '반정부' 활동에 따라 신변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고국을 떠나야만 했다.
한국은 그에게 유일한 선택지였다.
도르카스 씨는 "도피를 위해 비자 발급이 가능한 나라를 수소문하던 중 한국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았다"며 "당시 한국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만큼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2010년 5월 난민 신청자 신분으로 한국에 입국했다.
한국어는커녕 영어도 할 줄 몰랐던 그에게 낯선 한국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난민 신청자라는 불안정한 신분 탓에 외국인센터에서 한국어 수업을 들을 수 없었다. 그나마 교회에서 만난 자원봉사자들에게 한국어를 배워야만 했다.
도르카스 씨는 "자원봉사가 끊긴 이후에는 결혼이민자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의 '가족센터'를 무작정 찾아갔다"며 "원칙상 난민 신청자는 참여할 수 없었지만, 통사정을 들은 담당자가 받아준 덕에 그곳에서 한국어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기도 어려웠다. 김포, 안산, 의정부, 평택 등 경기도 전역의 유치원을 떠돌며 시간제 다문화 강사로 일했다.
이후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2018년에서야 공식적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그는 현재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사회참여통합팀에서 난민 아동 보육비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과 협력해 난민 아동이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도록 돕는 업무다.
도르카스 씨는 "한국에서 태어난 난민 아동이 집안에만 있으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울 기회가 없다"며 "사회 통합 차원에서도 난민 아동이 취학 전 어린이집에 다니며 교육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전통 의상 입은 와이즈우먼협회. 아랫줄 맨 왼쪽이 도르카스 씨 [도르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난민들이 주로 겪는 어려움으로는 일자리 찾기를 꼽았다.
그는 "고국에서 간호사, 마케터, 법조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난민이 주변에 많다"며 "그러나 한국에서 난민이 일할 수 있는 분야는 한정적이다. 경력을 살리기도 어렵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렇다고 난민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이 능사는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난민이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절한 사회 통합 교육이 수반되길 바란다"며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달라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향후 목표는 난민 여성을 위한 항구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도르카스 씨는 "난민 여성이 출근할 때 아이를 맡길 곳이 부족하다"며 "결혼이민자 등 다른 외국인들은 외국인센터와 같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지만, 난민 신분으로는 그조차 사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생활하는 아프리카 난민 여성들에게 "한국 사회에 대해 무작정 불평한다고 바뀌는 것은 없다"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을 갖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imkb0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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