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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진휘미   댓글: 0   조회수: 0 날짜: 2025-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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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인으로 살아남기'는 40대 내향인 도시 남녀가 쓰는 사는이야기입니다. <편집자말>
[신재호 기자]
8월 말부터 아내와 다가오는 명절 계획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연휴 시작일과 마지막 날에 당직 근무가 있어서 그 사이에 모든 일정을 확정해야만 했다.

먼저 올해로 칠순이 된 장모님을 위해 추석 당일부터 1박 2일간 강원도를 다녀오기로 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곧장 처남에게 연락했고, 괜찮다는 답한화케미칼목표가
을 얻었다.










▲ 명절 때 부모님과 떠난 목포여행 목포 여행 중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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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재호




다음은 본가 방문으로 추석 전날이 좋을 듯싶었다. 얼마 전 어머니가 큰 수술을 하였기에 집에서 음식을 해서 먹기보다 밖에 나가 외식하기로 아내와 마음이 맞았다. 입이 짧아 무언가 먹고 주식직접투자
싶다는 말씀 한 적이 없는 어머니가 병문안 갔을 때, 친구 모임에서 명동에 있는 오래된 갈빗집을 갔다가 맛이 좋았다고 한 기억이 났다.

오래간만에 부모님 모시고 나들이도 하고 맛난 식사도 한다면 완벽한 하루가 될 거란 기대가 들었다. 물론 부모님 일정이 중요했다. 어머니께 연락을 드렸고, 누나네가 추석 때 오기로 해서 릴게임강시
그날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뭘 밖에서 먹어 돈 들게. 집에서 해 먹지. 그래도 그 집이 맛은 좋아서 애들도 좋아하긴 할 거다" 하신다.
어머니의 우회전 화법은 이젠 익숙하기에 긍정의 의미로 다가왔다. 드디어 중차대한 추석 일정이 모두 확정되었다. 유례없이 긴 연휴임에도 그 안에 빼곡하게 일정이 가득 차 있다.
이렇게실전트레이딩 1번가
된 상황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추석은 떠올리기만 해도 스트레스 가득하고, 한숨부터 나왔다. 명절은 조상에게 감사드리고, 그동안 보지 못한 친지들을 만나 밀린 회포도 풀고, 정을 나누는 시간임에도 솔직히 나는 피하고만 싶었다.
내향인에게 불편하기만 했던 명절
어릴 땐 내향적인 성격이 한몫했다. 꽉 막힌 도로에 개미걸음으로 반나절 넘게 걸려 큰집에 도착하면 일 년에 한 번 보는 친척들과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어른들이 바쁘게 제사 준비하는 동안 아이들은 한 구석에 밀려 있다가 결국 밖으로 나가야 했다.
근처 공원에 가서 축구도 하고, 잠자리도 잡고, 뛰어놀기도 하며 나름 정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이제 좀 익숙해질 만하면 또다시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다. 시간이 흐르고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되어서는 형수님까지 하나둘 생기고, 누나까지 결혼해서 참석하지 않으니 어색함은 배가 되었다.
제사 준비를 돕다가 목구멍에 어떻게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식사를 마치면 부모님께 차가 막힐 걸 핑계로 돌아갈 길을 재촉했다. 결혼 후엔 그 어색함이 아내에게로 전가되었다. 내가 불편한 모습에 아내는 더욱 불편했으리라. 더욱이 결혼 후 첫 명절에서 아내가 제사 때 절을 하는 문제로 부모님과 갈등을 겪은 뒤로는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마저 들었다.
명절 증후군을 내가 겪을 줄 생각지도 못했다. 명절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도 아내와 나 사이엔 한동안 냉기가 흘렀다. 하지만 몇 년 전 기적이 일어났다. 큰집에서 앞으로 제사는 각자 지내자고 통보했다. 밑도 끝도 없는 선언에 적잖이 당황하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때부터였다. 명절 스트레스는 사라지고 근처에 사는 부모님 댁에서 간단히 식사하고, 때마침 문경으로 이사한 처가댁도 여유롭게 다녀올 수 있었다. 남은 시간은 가족들과 나들이도 가고, 집에서 푹 쉬면서 돈독하게 보낼 수 있었다.

명절 때 부모님과 떠난 특별한 여행










▲ 목포 여행 중 먹었던 맛있는 먹거리 목포 여행 중 아버지가 먹고 싶어했던 낙지탕탕이


ⓒ 신재호




작년 추석은 더욱 특별했다. 나 혼자 부모님을 모시고 2박 3일간 목포 여행을 다녀왔다. 성인이 되어서 다른 가족 없이 부모님과 여행 다녀온 건 처음이었다. 교통편, 숙소, 음식점까지 꼼꼼하게 계획을 세웠다. 처가에 미리 양해를 구하고, 그 기간 아내와 아이들은 문경에 갔다.


추석 때 부모님과의 여행은 순간순간이 찬란하게 빛났다. 보고 싶은 곳, 드시고 싶은 음식도 실컷 먹었다. 표현이 많지 않은 두 분의 표정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지 느낄 수 있었다.










▲ 목포여행 중 만나 먹거리 목포 여행 중 어머니가 먹고 싶어했던 쑥꿀레


ⓒ 신재호




나이가 들고 가정을 꾸리며 부모님과 긴 대화를 나눈 기억이 손꼽는다. 숙소에서 함께 자며 그간 나누지 못했던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이해하는 시간은 무엇보다 소중했다. 명절 때 부모님 모시고 여행 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었는데, 막상 다녀오니 정말 좋아서 다음에 또 가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명절의 진정한 의미는 이런 것이 아닐까. 평소에 만나지 못한 먼 친척들과 만나 정을 나누는 것도 의미 있지만, 바쁜 삶에 쫓겨 긴 시간 내기 어려울 때, 명절 기회를 빌려 가까운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도 먹고 여행도 다녀오며 추억을 쌓는다면 조상님도 잘했다고 손뼉 쳐주리라.
벌써 가족 카톡방이 시끌시끌하다. 장모님께 드릴 기념패 문구와 선물 목록, 여행 때 가볼 만한 곳, 음식 리스트 등등 정겨운 바쁨 중이다. 차근히 잘 준비해서 장모님께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하고 싶다.
이제 명절을 떠올리면 스트레스는 온데간데없고, 설렘 가득하다. 앞으로 명절 때마다 양가 부모님께 효도하고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평생 남을 추억들을 가득 쌓아 가리라.


《 group 》 내향인으로 살아남기 : https://omn.kr/group/intro


'내향인으로 살아남기'는 40대 내향인 도시 남녀가 쓰는 사는이야기입니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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