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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새로운 도전이야말로 과학자에게 주어진 최고의 즐거움입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 기타가와 스스무 교토대 교수)

올 들어 일본 교토대 출신 노벨상 수상자가 13명으로 늘었다. 기타가와 교수의 노벨화학상 수상 및 사카구치 시몬 교토대 명예교수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에 따른 결과다. 일본의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27명인 점을 고려하면 그 절반이 교GS주식
토대와 뿌리가 닿아 있는 셈이다. ‘괴짜 정신’을 지닌 연구자는 하고 싶은 연구에 매진하도록 하고 학교는 체계적으로 사업화를 지원해 수익을 창출하게 하는 교토대 특유의 기초과학 연구 생태계가 노벨상 수상의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15일 서울경제신문이 방문한 일본 교토대 요시다 캠퍼스에는 대학 상징인 100주년 시계탑을 필두로주식투자대회
자교 출신 노벨상 수상자의 이름을 딴 장소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 장소에는 아시아 최초의 노벨과학상 수상자 유카와 히데키 기념관(기초물리학연구소)과 재생의학의 선구자이자 노벨생리학상 수상자 야마나카 신야 교수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연구소(CiRA)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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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교토대 교수진은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배경으로 교토대 특유의 자유로운 학풍을 첫손에 꼽았다. 10년 이상 장기간 연구를 진행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이른바 ‘괴짜’를 장려하는 문화가 탁월한 창의력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실제 교토대는 2017년부터 연구자의 창의적5월추천종목
인 시각을 전하는 공개 강좌 ‘괴짜 강의’를 운영 중이며 매 강연 때마다 정원이 가득 찬다. 교토대 출신인 시나가와 료고 변호사는 “교토대에서 ‘괴짜’는 가장 큰 칭찬이었다”며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신경 쓰지 않고 마음이 끌리는 대로 돌진하라’는 가르침을 배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자유로운 연구 환경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캔들전투
구조에는 체계적 사업화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교토대 성장전략본부(IAC)가 대표적이다. IAC는 기금 확보, 지식재산(IP), 스타트업 지원 전략을 세워 재무 기반을 확립하는 것 목표로 하며 대학에서 이뤄낸 연구 가치를 눈여겨본 뒤 과감한 투자로 연구의 토양을 다지는 사실상 대학 내 ‘투자전략실’ 역할을 한다.
교토대는 IP 활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IP 관련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실제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난해 발표한 ‘2022년 대학 산학 제휴 실시 상황’에 따르면 교토대의 IP 관련 수익은 도쿄대·오사카대·도호쿠대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인 연구자당 특허 관련 평균 수익을 따져봐도 교토대는 20만 1000엔(약 189만 원)으로 압도적 1위다. 기무라 슌사쿠 IAC 부본부장은 “대학에서 기초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씨앗을 뿌리는 행위와 같다”고 말했다.
교토대는 미래 연구를 개척하기 위한 청년 연구자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교토대의 대표적인 차세대 연구자 지원 프로그램으로 2009년 시작된 ‘하쿠비(白眉)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최대 5년간 대학이 연구비·인건비를 전액 지원하며 연구에 부담 없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하쿠비 프로젝트의 2차 전형은 45분간 비전문가를 대상으로 연구 의의를 이해시켜야 할 정도로 엄격하다. 다만 선발된 후에는 매달 강의 부담 없이 세미나와 연구 발표회에 참석해 프로젝트 연구자들이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연구 역량을 키울 수 있게 했다.
교토대의 사업화 성공 사례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항암제 벤처기업 ‘코디아테라퓨틱스(Chordia Therapeutics)’가 100억 엔(약 943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렇게 교토대 지원을 받은 기업이 기업공개(IPO) 단계에서 수십억 엔 이상의 투자를 받은 사례는 40개 스타트업 중 10개(25%)에 달한다. 기무라 부본부장은 “일반적으로 벤처캐피털(VC)의 투자가 20% 내외의 성공률을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주목할 만한 성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 대학의 기술이전은 이른바 ‘대박’ 사례를 찾기 힘들며 이마저도 대부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산업통상부가 발간한 ‘공공연구기관 기술이전·사업화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공공 연구 보유 기술을 활용한 연구자·기관 창업 중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전무하다. 응답자들은 기술이전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기술이전·사업화를 위해 활용 가능한 인력의 부족’을 꼽았다. 실제 기술이전·사업화 전담 업무를 수행하는 대학 내 평균 인력은 3.04명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공공기관과 대학의 기술이전은 대부분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며 “한국에서 대학과 대기업이 ‘공통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교토대 성장전략본부(IAC)가 사용하는 국제과학혁신동 건물. 사진 제공=교토대



교토=박민주 기자 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