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로 JOB자-2025 수원시 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다./뉴스1


인공지능(AI)에 많이 노출된 업종일수록 청년(15~29세) 고용이 크게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한국은행이 발표했다. 한은은 30일 ‘AI 확산과 청년 고용 위축, 연공 편향 기술 변화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내고 “지난 3년간 청년층 일자리는 21만1000개 줄었는데 이 중 98.6%에 달하는 20만8000개가 AI 고(高)노출 업종”이라고 했다. 50대 일자리는 반대로 20만9000개가 증가했고, 늘어난 직업 중 AI 고노출 업종은 14만6000개(69.9%)였다.
한은은 “청년층이 주로 수행하는 정형화되고 교과서적인 지식 업무는 AI가 상대적으로 쉽게 대체한다. 반면 경력에 기반한 암묵적인 지식, 사회적 기술이 요구되는 과업은 AI가 대체하기보단 보완하는 쪽에 가깝다”고 했다. AI가 청년층이 수행하는 업무를 대체하는 반면 경력이 긴 이들의 업무는 보완하고 도와주는 성격이 있더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생성형 AI 모델인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 이후 연령대별 고용 흐름을 국민연금 가입자 수를 통해 분석했다. ‘AI 고노출 업종’은 대표적인 AI 응용 프로그램 10개가 업무와 겹치는 정도가 많은 업종을 한은이 분석해 도출했다.
세부 업종별로 보 면 청년 고용이 정보 서비스업에서 23.8%, 출판업에서 20.4%,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에서 11.2%, 전문 서비스업에서 8.8%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AI 노출도가 큰 업종으로 AI가 청년층 인력을 보완하기보다는 대체했다. 다만 보건업, 교육 서비스업, 항공 운송업 등은 AI 노출도가 컸음에도 보완도(AI가 인간의 업무를 보완해 능력을 끌어올리는 정도) 또한 높아 청년 고용이 감소하지 않았다.
한은은 청년 중에서도 석사 학위 보유자나 4년제 대학 졸업자가 AI에 의해 더 쉽게 대체되는 패턴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AI 활용으로 인한 업무 시간 감소율은 석사(7.6%)가 가장 높고 이어 4년제 대졸(5.0%), 박사(3.7%), 2~3년제·전문대졸(3.4 %), 고졸(0.8%) 순이었다. 오삼일 한은 고용연구팀장은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AI로 업무 시간이 줄어들면 생산성이 높아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인력을 대체하게 된다. 앞으로 학사·석사인 20대 청년층의 고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기자 admin@slot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