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11월28일 09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한국 성장호르몬제(키크는 주사) 시장서 국내 기업이 노보노디스크·화이자·머크 등 해외 빅파마를 ‘수세’로 몰아넣고 있다.
LG화학과 동아에스티, 두 기업의 점유율은 판매량 기준 70.5%(LG화학 45%, 동아에스티 28%)를 넘어섰다.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 지노트로핀의 시장 점유율은 2019년까지 21%로 2위였지만 9%로 추락했다.
여기에 최근 두 회사가 성조숙증 치료제 판권까지 확보 바다이야기꽁머니 하며 키 성장 관련 포트폴리오를 넓히자, '성장호르몬에서 시작된 국산 승기가 소아 내분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기업들은 어떻게 빅파마를 앞질렀을까. 비결과 향후 키 성장 제품 확장 전략까지 짚어봤다.
韓 기업이 성장호르몬제 시장서 독점적 지배권을 확보한 비결
현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가장 릴게임사이트추천 먼저 꼽는 국내 기업의 강점은 가격과 공급망이다. 한 전문의는 “기술적으로는 국내사나 다국적사나 같은 방식으로 성장호르몬을 생산한다”며 “국내사는 약가가 저렴해 환자 본인부담금이 낮아지니 보호자 선호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성장호르몬제는 적어도 1~2년 이상 매일 또는 정기적으로 맞아야 하는 장기 치료제다. 중간에 공급이 바다이야기꽁머니 끊기거나 품절이 나면 대체약으로 바꿔야 하고, 그 과정에서 보호자의 불안과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화이자 ‘지노트로핀’은 2019년까지 국내 점유율 21%로 2위였지만, 2020년 공급 중단 사태를 겪은 이후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그 빈자리를 유트로핀·그로트로핀이 메우면서 국내사 주도 흐름이 고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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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유트로핀 제품과 동아에스티 그로트로핀 제품 모습 (사진=각사)


다른 전문의도 “성장호르몬은 ‘중단 없는 투약’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연이나 품절 우려 없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가 지금의 점유율을 만들었다”고 했다.
황금성게임랜드 LG화학과 동아에스티는 이 공급 안정성을 ‘시설 투자’로 뒷받침했다. LG화학은 유트로핀 펜 제형 생산공정을 내재화하는 데만 3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주사액 충전 등 외부 위탁 공정까지 전면 내재화하면서 생산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구조를 갖췄다. 동아에스티도 대구캠퍼스에 바이오의약품 생산 전문 시설을 구축해 그로트로핀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기업은 ‘매일 맞는 주사’의 불편을 줄이며 승기를 잡았다. 주사제인 성장호르몬은 투약 편의성이 곧 시장성이 된다. LG화학(051910)과 동아에스티(170900)는 제형 개선을 통해 환자 경험을 끊임없이 개선해왔다.
유트로핀 제품군은 지금도 진화 중이다. LG화학은 1993년 출시 이후 일반 바이알 제형(유트로핀주)에 더해 펜 제형(유트로핀펜주), 상온 보관이 가능한 에스펜(유트로핀에스펜주), 고용량 제형(유트로핀주 12IU) 등으로 라인업을 늘렸다. 이 중 유트로핀에스펜주는 개봉 후 상온에서 14일까지 보관이 가능해 휴가·출장 등 냉장보관이 어려운 상황에서 편의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LG화학이 유트로핀펜주 허가를 자진 취하하고 에스펜주 중심으로 펜 사업을 재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아에스티 역시 제형 경쟁에서 적극적이다. 2003년 국내 최초로 액상형 성장호르몬제를 선보인 데 이어, 2023년에는 카트리지와 디바이스 조립이 필요 없는 일체형 펜 타입 ‘그로트로핀-Ⅱ 주사액 아이펜’을 출시했다. 0.1IU 단위로 투여량 조절이 가능하고, 환자가 직접 조립 순서를 숙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반면 글로벌 빅파마의 입지는 초라하다. 머크의 '싸이젠'(시장 점유율 11.9%), 화이자의 '지노트로핀'(9.8%) 등이 그나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화이자 지노트로핀은 2020년 공급 중단 사태 이후 급락했고, 이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투약 편의성을 앞세웠던 주 1회 제형은 한국 시장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화이자의 성조숙증·성장호르몬 계열 제품 ‘엔젤라’는 주 1회 투여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바늘 굵기와 통증 이슈, 장기간 사용해야 하는 소아 주사제라는 특성상 '굳이 약을 바꾸고 싶지 않다'는 보호자 심리 벽을 넘지 못하고 작년 국내에서 철수했다.
향후 키 성장제 시장, 성조숙증·성장클리닉 등 패키지로 확대
키 성장 시장은 이제 단순히 주사제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미 시장에서는 성장호르몬제와 성조숙증 치료제 같은 ‘의료용 주사제’와 함께 성장클리닉, 영양·운동 프로그램, 키 성장 관련 제품들이 하나의 패키지처럼 소비되고 있다.
'키 성장 치료는 결국 성장판이 닫히기 전까지 얼마나 체계적으로 관리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성장호르몬제와 성조숙증 치료제는 그 과정의 핵심 축이고, 성장클리닉은 이 약제들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기간 동안 쓰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거란 의미다.



작년 기준 성장호르몬제 시장 점유율 현황 (데이터=각사)


이에 국내 기업들은 성장호르몬제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성조숙증 치료제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입센코리아와 '디페렐린' 공동판매를 시작했고, LG화학은 펩트론의 '루프원'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국내 성조숙증 치료제 시장은 1800억 원 규모로, 성장호르몬제 시장의 절반 수준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성장호르몬과 성조숙증 치료제를 처방하는 영역은 결국 성장 클리닉과 소아내분비 분야"라며 "유트로핀을 중심으로 쌓은 네트워크가 루프원 영업 마케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는 2024년 연구개발에 134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총 매출액 대비 19.2%에 달한다. LG화학도 성조숙증 치료제와 연계해 포트폴리오 확장 중이며, 2025년 국내 상용화를 목표로 신약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더욱 주목할 변화는 키 성장 시장이 의료 영역을 넘어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키 성장 시장은 더 이상 성장호르몬 주사제만의 영역이 아니다. 성장클리닉, 건강기능식품(영양제), 운동·식이 프로그램 등으로 외연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성장호르몬 처방이 필요한 아이는 의료 영역으로, 그렇지 않은 아이는 생활습관·영양 관리로 분기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영양제 시장은 칼슘·비타민D·아연 등 뼈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앞세운 제품들이 '키 성장 영양제'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처방용 성장호르몬제보다 작지만, 진입 장벽이 낮고 광고·온라인 마케팅이 활발하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장클리닉은 성장판 검사, 뼈 나이 측정, 생활습관 코칭, 운동·식이 컨설팅을 패키지로 제공하면서 '토털 성장관리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에는 IT·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서비스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소아내분비 전문의는 "성장호르몬·성조숙증 치료제는 의사가 판단해 처방하는 의료 영역이고, 그 바깥에 키 성장 관련 제품들이 층층이 쌓여 있는 구조"라며 "향후 처방과 건기식을 병행하는 식으로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김승권 (peace@edaily.co.kr)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