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열 원장(오른쪽)과 임정미 교수가 난자와 정자, 배아가 보관돼 있는 마곡 차병원 난임센터 바이오뱅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승식 건강한겨레 기획위원


1990년 한국 여성과 남성의 평균 초혼 나이는 각각 24.8살, 27.8살이었다. 2024년에는 이보다 여자는 6.8살, 남자는 6.1살이 많아졌다. 사회 환경과 구조가 바뀐 탓이다. 그렇지만 이와 무관하게 우리 몸의 생식 적기는 뒤로 미뤄지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자연히 아이 갖기가 어려워진다. 최근 난임 부부가 늘어나는 이유다. ‘난임’은 피임하지 않은 부부가 정상적 부부관계를 1년 야마토게임다운로드 이상(35살 이상은 6개월) 지속했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한겨레는 글로벌 에이아이(AI) 난임센터를 표방하며 지난 11월 문을 연 마곡 차병원 난임센터를 찾아 한세열 원장과 임정미 교수를 만났다. 한 원장은 1988년부터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에 합류한 이후 36년간 1만 건 이상 난임 부부의 임신을 성공시킨 난임 치 무료릴게임 료 1세대 명의로 꼽힌다.
-난임으로 병원을 찾는 이가 늘었다. 이들이 흔히 가진 오해나 잘못된 정보는 무엇일까?
한세열 원장(이하 한) 가장 흔한 오해는 ‘나는 괜찮을 것’이라는 안일한 인식이다. 나이가 있어도 자연 임신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난소 기능이 저하되면서 임신 가능성이 급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격히 떨어지는 시기가 돼서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가장 안타깝다. 더불어 난임센터를 찾으면 시험관아기 시술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원인에 따라 인공수정을 비롯한 단계적인 치료가 이뤄질 수 있다.



연도별 난임시술 건수 현황(2019~2022년). 건강 릴게임모바일 보험심사평가원


-난소 기능 저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난소기능검사(AMH)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배경은 무엇인가.
한 국가에서 난소기능검사를 지원하면서 인식이 크게 개선됐다. 검사 결과를 통해 생물학적 나이가 예상보다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야마토게임장 AMH 수치가 낮게 나와 놀라서 병원을 방문한 미혼 여성들은 난자 동결을 고려하기도 한다.
-난임 진단 시 난소 기능 검사 외에 어떤 검사들이 이뤄지는가.
한 임신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를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첫째는 배란된 난자, 둘째는 정자 상태, 셋째는 임신 터인 자궁과 난관이다. 이를 위해 여성은 호르몬 검사, 초음파, 자궁난관조영술을 시행하고, 남성은 정액 검사를 진행한다. 자궁 환경이 양호하고 난자와 정자에 문제가 없다면 자연 임신도 시도할 수 있다.
-시험관아기 시술의 성공률은 과거에 비해 얼마나 향상됐나? 동결 배아 이식의 성공률이 더 높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한 시험관아기 시술의 임신율은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이는 난자의 질보다는 배양 기술과 시술 기술 발전에 따른 결과다. 2022년 통계 기준 동결 배아 이식의 임신율은 42.0%로, 신선 배아 이식의 30.2%보다 높다.
동결 배아 이식의 성공률이 높은 이유는 착상에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선 배아 이식은 과배란 유도 직후 이뤄져 자궁 내막 환경과 배아 발달 시기가 어긋날 수 있다. 반면 동결 배아 이식은 자궁이 착상에 가장 적합한 상태가 됐을 때 이식이 가능해 성공률이 높다.
-난임 치료 분야에서 AI나 빅데이터 기술은 어떻게 활용되는가.
한 AI는 임신 성공률을 좌우하는 배아 선별 과정에 주로 활용된다. 정자를 분석해 우수한 정자를 선별하고 수정 과정에서도 최적의 위치를 선택해 자동 수정이 이뤄진다. 또한 배아 배양 영상을 AI가 분석해 가장 건강한 배아를 선별해 이식한다. 이는 모두 임신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진보다.
-AI 시스템 개발은 국내에서도 이뤄지고 있는가.
한 국내에서도 4~5년 전부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에 적합한 알고리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임신에 성공한 배아와 실패한 배아의 데이터를 학습시켜 현재 배양 중인 배아를 선별한다.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AI의 정확도는 더욱 높아진다.
-난자 동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연령별 적정 보관 개수는 어느 정도인가.
임정미 교수(이하 임) 통계적으로 보면 29살에서 34살 사이에 난자를 동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향후 임신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소 20~30개 정도의 난자를 보관하는 것이 필요하다. 30대 초반까지는 한두 차례 시술로 20~30개의 난자를 확보할 수 있다. 35살 이후에는 난자 수가 적게 나와 여러 차례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난자를 냉동하면 난자의 나이가 상대적으로 유지돼 고령에도 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령이거나 반복 착상 실패를 겪는 환자에게는 어떤 조치가 취해지는가.
임 반복 착상 실패 환자에게는 산모 요인과 배아 요인을 모두 고려한다. 산모 요인일 경우 면역 검사, 혈액 응고 검사, 자궁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약물 치료나 자궁 내막 환경 개선을 시도한다. 배아 요인일 경우 착상 전 유전 검사(PGT)를 통해 정상 배아만 선별해 이식한다. 특히 40살 이상 고령 환자에게는 착상 성공률을 높이고 유산 위험을 줄이기 위해 PGT를 적극 권유한다.
-시술 외에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환자들에게 당부하는 사항은 무엇인가.
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 관리다. 배란을 조절하는 중추와 스트레스 중추가 인접해 있어 스트레스가 심하면 생리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수면, 무리가 되지 않는 운동이 난소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각종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기보다 심리적 안정이 더 중요하다. 식단이나 운동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된다. 조급해하지 않고 마음을 편안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험관 시술을 하면 1~2회 내 임신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가 반복 실패를 경험하며 큰 실망감과 스트레스를 겪는다. 막연한 낙관이 오히려 실패를 불러오는 경우가 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시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기자 admin@119sh.info